진우회 형제들이 1박2일의 3월 여행지를 호수같이 조용한 하동 방아섬으로 정한다. 정확한 주소는 하동군 진교면 술상리 방아섬 이다. 이번 여행은 그동안 진우회를 위해 애써 준 여산 노태익 전회장의 후임으로 서승오 총장이 회장으로 " 바톤 터치" 된 피로연의 자리다. 해무(海霧)가 짙어오는 잔잔한 바닷가 멀지 않은 곳에 한마리 크다란 고래가 유영하는 듯한 모습의 작은 섬을 사람들은 방아 섬이라고 부르는 것을 확인 한다. 어촌 마을 방파제에서 직선 거리 약 500m 정도의 가까운 거리다. 개인 섬이라는 말에 순간 신비감에 휩싸인다. " 도대체 저 섬에 누가 어떻게 산다는 말인가 ?"
호기심 많은 진우회 형제들이 오늘 기어히 방아섬을 점령하기 위해 방파제에 도열해 썻다. 뒤에는 숲에 가려진 신비의 방아섬 고래 형상이 잔잔한 물위를 유영하고, 방아섬의 작은 배는 우리 일행을 탑승시키기 위해 물을 가르며 달려 오고 있다. 풋 사과처럼 설익던 얼굴엔 어느듯 중년의 세월이 골 깊은 바람되어 스쳐 지나간다. 잠간 사이에 세월은 굉음과 함께 터널 속을 달리는 잡을수 없는 급행 열차가 된다. 무소유의 법정 스님이 가고 난후라서 그런지 휑하게 뚫린 가슴 속을 후벼파는듯 아픔이, 하얀 눈위에 붉은 점으로 쌓이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님을 비롯 철저하게 간결함을 주장하시던 법정 스님마저 --- ! 주위에 함께 하시던 분들이 차례를 기다리듯 사라져 가고 있다.
작은 어선에 몸을 싣고 일행은 신비의 방아섬으로 물길을 가른다. 하동이라 하면 우선 섬진강, 경호강을 연상하게 되지만 그것이 아니고 이곳은 바다에 인접한 하동 지역 이다. 새롭게 맞이하게 되는 체험의 장소는 항상 여행이 주는 설레임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움을 대하는 처음 마음이기에 순수한 감동에 젖는 것이다.
약 10분정도 물길을 가르며 이곳 방아섬의 팬션에 도착한다. 작은 섬에 딱 한채의 우람하게 지어진 이집이 오늘의 목적지가 된다.
환영하는 중년 여인네들의 환영을 받으며 집안에 들어 서자 후끈한 열기가 페부에 와 닿는다. 집안은 온통 통나무 집으로 지어진 , 한눈에 엄청난 재료비를 투입하여 지은 집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집주인의 설명이 계속 이어진다. 15년전에 이곳으로 와서 6억원에 방아섬을 사들이고 우여곡절 끝에 6년전에 이집 팬션을 지었다는 이야기다.
방구둘은 참숯을 깔고 --- 운모를 이렇게 두텁게 깔고 ---또 무었을, 무었을 , -- 4가지 귀한 재료를 방구둘에 깔아 사람의 인체에 자연 친화적인 원상복귀 치유의 원리를 구현 했다는 이야기다. 당뇨와 암투병 까지 하며 죽을 고비도 맞이했으나 귀침과 Well being음식 그리고 좋은 공기로 자연 치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프면 이곳으로 오라는 이야기 까지 당부 한다. 이 모던것이 감사하여 팬션의 한쪽편에 약사여래 부처님도 모시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집 팬션 주인의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는 끝 날줄을 모른다.
그의 말대로 약사 여래 부처님을 모셔둔 절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고견 높은 내공 있는 스님들이 휴식차 이곳을 많이 찾는다는 이야기도 곁들인다. 아름다운 이야기다. 물 좋고 경치 좋은 곳은 공기도 청량하니, 선지식의 고견있는 내공 축적의 도인들이 즐겨 시행하는 차례의식 이다.
팬션 앞 자갈 마당에는 좀전 까지 찰랑되던 밀물이 썰물로 빠져 나간다. 훤히 들여낸 바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연산 굴밭으로 변모 한다. 놀란 일행들, 여기도 굴, 저기도 굴 --- ! 환호성을 지른다. 돌로 쳐서 생굴을 꺼내 먹는 맛은 경험 해보지 않은 이는 그 묘미를 모를것 이다. 과연 이런 곳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니 --- ! 발 밑에는 내 중량을 이기지 못해, 돌에 붙은 굴이 깨어지는 소리가 난다. 이 마저 내가 죄를 짓고 있구나 --- ! 죄스러운 마음이 밀물처럼 밀려 든다.
일행들 굴따기에 여념이 없다. 아직은 오염 되지 않은 청정 해역을 유지하고 있는듯 하다. 썰물이 빠져 나간 이 자리는 자연산 작은 굴이 돌에 붙어 있거나 혹은 자기들끼리 제법 크게 뭉쳐 집단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밀물이 되어 일행들이 선 자리까지 물이 들어오게 되면 다시금, 이곳은 그들의 안락한 삶의 터전이 되는 것이다.
다닷물의 풍화작용으로 자연의 설치 미술, 기립된 남근석을 만들어 놓고 있다. 팬션에서 보면 서쪽으로 돌아가는 해안선의 모퉁이에 상징적인 모습으로 우뚝 선 자세는 다도해 부근의 크고 작은 섬들을 제압하는 위상이 있다. 파도가 몇만년을 서 있는 바위를 깍고 깍아 이렇듯 훌륭한 자연의 설치 미술을 만들어 낸 것이다. 놀라울 뿐이다.
길게 멀어져 간 해안선의 물길은 작은 방아섬을 바로 눈앞에 불러 세운다. 언제적 시절 인연인진 몰라도 이곳 역시 곧 해안선이 묻으로 올라오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은 듯 하다. 조용한 바다 호수 방아섬의 해안선은 수줍은듯 한바퀴 서쪽으로 돌아 눞는다.
썰물 최대의 상태에서 서쪽으로 돌아 앉은 방아섬의 오후 중천의 태양은 따갑도록 강렬한 빛을 해안선의 굴밭에 퍼 붙고 있다. 멀리 퍼져 있는 돌밭 사이에 다닥,다닥 붙은 작은 굴들은 그들만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무한한 그들만의 아름다운 종의 세계를 지켜나가고 있다.
중천의 서쪽 밝은 태양을 등지며 양식굴을 재배하는 부부 어부를 발견한다. 이들은 우리 일행이 주문한 굴을 거두어 가지고 온 모양이다. 과거처럼 많은 량의 굴이 재배 되지 않는 모양이다. 어쩔수 없는 직업의 노예가된 부부 어부의 당기는 뱃줄 옆에는 오래전 부터 쌓인 패총(貝塚)의 무덤이 보인다. 이곳이 깐 굴을 공급하는 장소 인듯 하다. 서쪽으로 넘어 온 한낮의 짧은 태양은 하동의 방아섬 호수같은 바다를 금빛으로 물들인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 이제 스스히 밀물이 되어 바닷물이 올라 오고 있다. 한번 들어간 동심의 세계는 좀처럼 빠져 나올 줄 몰라 한다. 개울가에서 고기 잡고 가재 잡던 그 옜날이 비로소 이곳의 시절 인연되어 굴따는 중년의 기억나는 타임머신의 해후(解逅)가 된다.
50,000평의 큰 방아섬을 서쪽으로 출발하여 한 바퀴돌아 오면 약 50분 소요되며 처음 도착했던 쓰러질듯 엉성한 나루터가 간신이 어선을 붙잡아 주던 그 자리에 다시 서게 된다.
이 집의 식사 시간에 나오는 밥과 반찬들이 일목요연하게 나열 되어 있다. 이집의 음식은 거의 Well- being 식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특이한것은 소금을 뽕나무에 넣어 농축한 일명 뽕소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모던 음식에 이 뽕소금을 사용하여 자연 친화적 원상복귀의 개념을 인간들의 병(病)에 대입 시킨다는 것이다. 사실 3끼의 식사를 해봤지만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육고기류는 이집 식단에서 찾아 볼수 없다. 아침은 어떤 경우라도 밥이 아닌 간단한 죽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다.
저녁 식사와 함께 어느듯 방아섬의 밝은 태양은 어둠 속으로 묻히고 만다. 캠프 파이어 철판 구이 위에는 아까 패총 옆의 부부 어부에게 산 10,000원 어치의 작은 굴이 놓여져 있다. 저녁시간은 이렇게 철판 굴 구이의 행사가 마련 된다. 겨울 같지 않는 훈훈한 따사로움이 일행들의 마음 속으로 전달 된다.
연기 속에 진우회 형제들의 부인네들이 철판 굴 구이 이색 체험에 눈이 메워 눈을 못뜨고 있다. 그러나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새로운 방아섬의 1박 2일의 여행이 그런대로 제미 있는 모양이다. 새로움을 경험한다는 것은 이렇듯 경이롭고 내 스스로를 성장 시키는것이다.
이집 주인 머리 희끗한 국방색 옷입은 분이다. 첫대면에서도 쇳소리 나는 카랑한 목청의 직선적인 사람임을 쉽게 느낄수 있다. 안해 본 사업이 없고 돈이 될만한 사업에는 거의 다 손을 대어 본 사람이다. 아는 것도 많고 자랑과 자만심도 엄청나다. 성공도 많았지만 실패도 적지 않았단다. 우여곡절 끝에 부산에서 이곳으로 흘러들어온 방아섬에 인생을 걸은 사람이다. 우리 일행과 뜻이 맞는지 이밤의 굴구이 파티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합석을 하게 된다. 이곳은 술을 일절 팔지 않는다. 술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전에 육지에서 구입해 들어가야 한다. 북구의 스칸디나비아 3국을 갈려면 덴마크에서 술을 사서 들어가야 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어쨋던 우리 일행이 사들고 들어갔던 산성 막걸리 10병 그리고 육지에서 구입한 막걸리 3병 소주 3병이 최종적으로 이곳 굴구이 파티에서 바닥이 난다. 그야말로 고래들의 행진이 계속 된다.
즐거움이 싹트는 곳에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 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총무 로-싸가 부짓갱이로 신임회장 서총장을 길들일 태세다. 술은 좀 마셨지만 괜챦을 런지 ? 하기사 걱정도 됀다.
고래들의 향연은 이대로는 끝날수 없다. 이 집주인의 선창으로 노래방 광란의 밤을 맞이하게 된다. 방아섬의 밤은 깊어가고 --- !
적막을 깨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겨울의 노래가 뿌옇게 변해오는 해무(海務)속으로 녹아 내린다.
아무 일 없는듯 --- 이 밤에 조용하며 처연히 뜨도는 2 마리의 원앙은 하동 방아섬에서 볼수 있는 또 하나의 이색 풍경이다.
이집 팬션 주인의 말이다. " 아따 간밤에 대게 질기데 --- !! "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 하세요.
철산/이길용
201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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